영풍 석포제련소 앞 냇가엔 청정 물고기와 보호새인 갈겨니·왜가리 서식

석포 가는 길 ④ 2017년 5월 안동댐 왜가리 떼죽음 사건으로 사회 시끌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l승인2020.08.31l수정2020.08.3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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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환경단체들 “상류 제련소서 흘려보낸 중금속 오염탓” 제기

대구환경청은 조사 끝에 올해 “왜가리 떼죽음은 중금속 때문 아니다” 발표

제련소 측은 결과에 안도하지만 외부의 우려 시선 부담 여전

“진성정 있는 소통만이 해법” 낙동강은 말없이 흘러가며 조언

[이코노뉴스=글·사진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지난 5월 말 경북 봉화군 석포면의 석포제련소를 처음 찾았을 때 왜가리인지 백로인지가 공장 앞 하천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을 보고 너무 반가워 한달음에 달려갔지만 이내 어디론가 사라져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왜가리는 천연기념물인 황새나 두루미보다는 개체가 많은 편이지만, 오염되지 않은 물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보호종이다.

제련소 앞을 흐르는 석포천은 ‘오염돼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무척 맑았다. 냇가를 따라 내려오면서 피라미가 몇 마리가 보였는데 바로 1급수 어종인 ‘갈겨니’였다.

그때 여름이 오면 꼭 석포에서 천렵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선후배들과 의기투합해서 다시 석포를 찾게 됐다. 7월 31일 1박2일 일정으로 봉화를 다녀왔다.

언론계 선후배들의 등산모임에서 8월 첫째 토요일인 1일 정기산행 때 봉화군에 있는 청량산에 가자고 제안했다. 하루 전 금요일인 31일에 낙동강 상류에서 천렵을 하고 다음날 산에 오르는 일정이었다.

당일 아침 9시 서울 양재역에서 10명이 만나 3대의 차에 나눠 타고 봉화로 향했다. 언론사 전 사장, 부사장, 주필, 논설위원 등과 현 언론사대표, 국장, 기업체 대표, 감사, 개인사업, 교수 등 선후배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그런데 2명을 빼고는 천렵이 처음이란다. 나는 이미 5월말 연화광업소 출신의 친구와 석포제련소 견학 후 낙동강을 따라 내려가다 봉화를 거쳐 귀경하면서 여름휴가 때 이곳에 다시 와서 물고기를 잡아보자고 벼르던 차였다.

◇ 송정리천 물 너무 맑아 무조건 8명의 회원이 족대 3개 들고 뛰어들어

휴가철이지만 장마가 이어져서인지 경부, 영동, 중부내륙, 중앙고속도를 거쳐 봉화까지 2시간 반 만에 도착했다. 가는 길이 하나도 막히지 않았다.

봉화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의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짜장면으로 식사를 하고 난 뒤 등산모임의 총무와 나는 낚시점에 들러 족대와 어항, 떡밥 등을 샀다.

밤에 먹을 소주와 안주, 수박, 복숭아, 자두 등도 챙겼다. 드디어 출발. 그런데 장맛비 때문에 낙동강 본류는 물이 너무 많아 천렵 터 잡기가 만만치 않았다.

겨울 눈꽃열차와 산타마을로 유명한 분천역 앞 낙동강 지류를 1순위로 택했다. 신문사 은퇴 후 강원도 영월에서 지내는 회원과 봉화와 영월 중간인 분천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다보니 중간 중간 만나는 낙동강 물이 꽤나 불어 있었다.

▲ 경북 봉화군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 제3공장 앞 냇가 돌 위에 왜가리가 한가로이 앉아 있다.(사진=석포제련소 제공)

분천역에서 소천초등학교 분천분교 옆 낙동강 지류로 들어가니 딱 족대터였다. 차에서 족대 3개를 꺼내 30분쯤 풀숲을 뒤졌으나 허탕이었다. 더 상류로 차를 몰아 마차터널 앞 지류를 찾았으나 잡풀이 무성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당황했다. “튀김은 물론 맛있는 매운탕 안주도 걱정 말라”고 큰소리쳤는데 체면이 말이 아니다.

더 위쪽은 나을까하고 백천계곡에서 나오는 송정리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육송정삼거리를 3차 목적지로 정했다. 이마저도 안 되면 다음날 청량산행을 포기할 생각이었다.

송정천도 물이 꽤 많았다. 이미 오후 4시가 넘었지만 날씨가 더운데다 물이 너무 맑아 무조건 8명의 회원이 족대 3개를 들고 뛰어들었다.

◇ 환경단체 “낙동강 최상류의 제련소 폐기물 등이 강물 심각하게 오염시켜”

물가 풀숲은 피라미도 안보였고 빠루(철지렛대)로 큰 바위를 움직여 퉁가리 돌고기 종개 퉁사리 등을 10여 마리 잡았다. 나는 큰물로 나가 다리 밑을 살폈더니 큰 물이 진 뒤 잔잔해진 풀숲에 고기들이 보였다.

급히 떡밥을 개서 어항 4개를 다리 밑과 풀숲에 놓았다. 땅으로 올라와 과일을 먹고 내려가니 1차에 버들치 70~80마리가 잡혔다.

1급수 물고기들은 기대를 져 버리지 않았다. 곧바로 배를 따서 캠핑장에 자리를 잡고 식용유에 튀겼다. 소주에 곁들인 튀김을 초간장에 찍어먹으며 다들 맛있다고 난리다. 그것도 1급수 싱싱하고 기름진 버들치니 말해 뭣하랴. 겨우 ‘뻥쟁이 어부’ 의 체면치레는 했다. 2차로 잡은 50여 마리는 어망채로 가져와 숙소에서 밤에 매운탕을 끓였다. 튀김과 매운탕 약속은 지킨 셈이다.

봉화군에 있는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논란의 핵심은 낙동강 수질이다. 환경단체들은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제련소가 중금속에 오염된 폐수와 폐기물을 버려 강물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동댐 주변의 왜가리가 집단폐사하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한 원인도 오염된 강물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물속에 보이는 주류 고기가 피라미인지 갈겨니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육송정삼거리에서 잡은 고기가 갈겨니보다 더 1급수 고기인 버들치라서 은근히 놀랐다. 서울에 돌아와 지도를 찾아보니 육송정삼거리가 석포제련소의 상류에 있었다. 제련소 수질오염과는 관계없는 천렵이 돼버렸다.

◇ 제련소 앞은 괜찮은데 안동댐에서 왜가리와 물고기가 죽은 까닭은

천렵을 갔다 온 뒤에도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제련소 앞 맑은 석포천에서 노닐던 물고기들과 왜가리 때문이었다. 제련소 앞은 괜찮은데 거의 100여km 떨어진 안동댐에서 왜가리와 물고기가 죽다니. 수질오염 논란을 좀 더 들여다봤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2017년 5월부터 언론을 통해 안동댐의 물고기와 왜가리의 떼죽음을 알리며 그 원인이 석포제련소에서 흘러나온 오염원 때문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6월에는 수십 마리의 왜가리 사체를 서울 종로에 있는 영풍문고 앞에 전시하고 ‘낙동강 오염원인 석포제련소를 폐쇄해 달라’고 청와대에 청원했다.

하지만 환경부 등이 지역 환경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해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는 달랐다.

대구지방환경청이 2017년 말 그해 7월에 안동댐 상류 낙동강에서 떼죽음한 떡붕어의 폐사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를 안동대에 맡겼는데, 1년 후인 2018년 12월에 나온 ‘안동댐 물고기 폐사 원인분석 및 관리방안 연구용역’의 결과는 “중금속이나 물고기 전염병에 의한 폐사는 아니다”였다.

연구는 안동댐 바닥 퇴적물의 중금속 농도가 임하댐보다 훨씬 높지만 폐사한 물고기와 정상 물고기 체내의 중금속 농도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물고기의 떼죽음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지는 못했다.

환경단체들은 영풍 석포제련소와 안동댐 상류 폐금속 광산에서 쓸려 내려와 안동호 내부에 쌓인 중금속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카드뮴 등 중금속이 들어있는 퇴적물을 물고기들이 먹고 중독돼 죽었다는 것일까?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 ‘질병이나 중금속이 왜가리의 죽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가장 우려하는 카드뮴의 경우 아연광석(ZnS)에 0.2~0.4% 가량 불순물로 포함돼 있어 제련할 때 부산물로 얻어진다. 아연을 빼낸 폐기물에는 황화카드뮴(CdS) 형태로 남아있게 된다고 한다.

카드뮴이 사람의 몸이나 동식물의 체내에 쌓여 질병을 유발하려면 이온 형태로 흡수돼야 하는데 광석 폐기물 속에 들어있는 황화카드뮴은 이온 형태가 아니라서 체내에 흡수되지 않는다.

실제 안동대의 연구에서 카드뮴은 물고기의 소화기관과 아가미에서 주로 검출됐고 근육 등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곧 카드뮴이 들어 있는 강바닥 퇴적물을 물고기가 흡입하고 이것이 소화기관 등에 머물다가 다시 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 필자 등산모임 회원들이 경북 봉화군 석포면 육송정삼거리 냇가에서 천렵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동댐이나 낙동강 바닥의 퇴적물의 중금속 농도보다는 강물 속에 녹아있는 중금속 농도(용존량)가 중요하다. 낙동강 상류의 카드뮴 용존량은 평균 2ppb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생활용수 기준 5ppb보다 낮다. 자연상태의 바닷물 1L에는 1㎍이 들어있다(1ppb)고 한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또 올해 5월 안동댐 왜가리 집단폐사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역시 ‘질병이나 중금속이 왜가리의 죽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왜가리 집단폐사의 원인은 놀랍게도 서식지가 비슷한 중대백로와의 번식둥지 경쟁이었다.

왜가리는 백로류의 조류 중에서 가장 빨리 번식을 시작하는데 2~3월에 산란을 한다. 중대백로는 이보다 늦게 4~5월에 서식지에 와 번식을 시작한다. 왜가리 새끼가 알에서 부화해 막 크기 시작할 때쯤 도착한 중대백로가 번식을 위해 약한 왜가리 새끼를 공격해 둥지를 뺏는 과정에서 새끼가 둥지에서 떨어져 죽는다는 것이다.

실제 검사대상이 된 왜가리 폐사체중 새끼가 80%를 차지했다고 한다. 결국 왜가리의 집단폐사는 중금속이나 질병이 아닌 생존을 위한 번식싸움의 자연적인 결과였던 셈이다.

◇ 50년간 쌓여온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어

대구지방환경청의 왜가리 폐사원인 발표에 석포제련소는 일단 안도했다.

제련소 측은 과거 50년 동안 폐수로 인한 수질오염은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엄청난 돈을 들여 오염제거 공정을 도입해 정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떠서 마실 수 있는 정도의 맑은 물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환경단체의 오해와 주민 불안의 원인 자체를 없애기 위해 올해 말까지 320억원을 들여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해 공장 배출수를 한 방울도 낙동강에 흘려보내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석포제련소의 노력이 일견 가상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런다고 환경단체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한번 뿌려진 의심의 씨앗은 좀처럼 거둬들여지기 쉽지 않다.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그렇지 않은가. 상대를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내 의심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비쳐질 뿐이다.

‘최상류에서 낙동강을 더럽히는 오염덩어리 석포제련소는 사라져야 한다’는 낙인과 프레임은 쉽게 사라지거나 해체되지 않을 것이다.

석포제련소가 실제 낙동강을 오염시키는지, 얼마나 어떻게 오염시키는지 등에 대해 아무리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내놓아도 이 프레임에 변화를 가져올 틈은 아직 없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는 50년간 쌓여온 것이어서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없다. 석포제련소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도 한참 뒤떨어졌다.

◇ 깜짝 놀랄만한 환경문제, 근원적으로 해결 하겠다는 충분한 신뢰 줘야

환경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석포제련소 특별점검 결과를 보면 공장 앞 하천변 지하수의 카드뮴 수치가 허용기준(생활용수 0.01mg/L)의 1만6,000배를 초과한 곳이 있었다. 환경론자가 아닌 제3자가 보더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공장 앞을 흐르는 하천물의 한 지점에서 카드뮴이 허용치(하천수 기준 0.005mg/L)의 17배인 0.0851mg/L이 나오기도 했다.

▲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청계천에서 왜가리가 물고기를 잡아먹고 있다.

석포제련소가 환경단체들의 오해를 풀고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고 싶다면 누가 보더라도 깜짝 놀랄만한 이러한 환경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또 하겠다는 충분한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석포제련소의 환경논란은 환경생존권이란 미래가치와 경제적 생존권이란 현실의 가치가 충돌한 지점이다. 어느 한쪽의 가치가 이기거나 패할 수 없다. 힘들고 지루하겠지만 상호간 소통으로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접점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새와 물고기 얘기를 더 해보자. 연구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안동댐 왜가리의 집단죽음이 중금속 오염 때문이라는 환경단체들의 주장과 언론의 보도는 충격을 줬다.

국민들은 왜가리를 희귀한 새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왜가리와 백로는 잘 구별 못해도 맑은 물에서 물고기를 잡아먹는 진기하고 보호해야 할 새로 인식하고 있다.

물고기를 잡으려고 맑은 물이 흐르는 바위에 조용히 앉아있는 왜가리나 백로의 모습은 고즈넉한 안온함을 준다.

◇ 왜가리, 백로, 두루미, 황새는 원래 우리 민족과 친근했던 새…‘결국은 환경’

왜가리와 백로는 여름에 우리나라에 와서 물가나 논에 많이 서식한다. 두루미와 황새는 겨울철새로 천연기념물이다.

왜가리는 백로보다 조금 더 회색빛이고 몸집도 더 크다. 백로는 크기에 따라 가장 큰 중대백로, 중백로, 해오라기, 황로 등으로 구분한다. 한글로 해오라기(해오라비)라고 한다.

이들은 다리가 길어서 물 위로 걸어 다니며 작은 물고기나 개구리 등을 잡아먹는다. 소가 물가 풀숲을 걸어갈 때 뒤를 따라가며 튀어나오는 메뚜기, 여치 등 풀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다.

물에 가까운 야산의 나무 위에 집을 짓는다. 지난 5월말 석포 근처의 낙동강 상류에서 바위에 앉아있는 왜가리인지 백로인지를 먼발치에서 본 뒤 6월말 서울 도심 청계천에서 고기를 잡아먹는 백로를 본 적이 있다.

희귀조인 두루미(학)는 백로보다 몇 배 더 크고 목을 항상 펴고 다닌다. 여름에는 몽골, 시베리아 등 추운 지방서 살다가 겨울철에 강원도 철원 지방에 500~1,000마리가 날아와 곡식 낱알이나 미꾸라지 등을 잡아먹는다.

일부는 일본의 홋카이도(北海道·북해도)까지 가서 지내다 온다. 주로 잿빛이고 이마 부분이 빨간색이어서 일본에서는 단쬬(丹頂)라고 부른다. 이들은 논에 걸어 다니며 먹이를 찾는 발모양이어서 나뭇가지를 움켜쥘 수가 없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으로 우리에게는 친근했던 황새는 텃새다. 북한의 황해도, 강원도, 함경도 등 한반도와 만주와 러시아의 아무르강 인근에 2,500마리 살아있는 희귀조다. 천연기념물로 남한에서는 80년대 중반 대전의 갑천에서 사체로 발견된 뒤에 멸종됐다.

어릴 때 “황새가 저녁 서쪽 하늘로 날아가면 비가 온다”고 어른들이 말할 정도로 친근했던 새다.

왜가리도 천연기념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도 그럴 것이 서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금강의 지류인 미호천과 초평저수지, 백곡저수지 등 낚시터로 유명한 충북의 진천군 노원리 왜가리 서식지 2,483 m2가 1962년 12월 천연기념물 제13호로 지정됐다.

이곳의 800년 된 은행나무에 왜가리와 중대백로만 둥지를 틀고 있었으나 1990년 이후에는 중백로 ·황로까지 가세해 은행나무가 거의 고사해 상수리나무 밤나무 소나무 아까시나무 미류나무 숲으로 넓어졌다.

◇ 온난화 등 달라진 환경 따라 변하는 천연기념물, 다시 지정해야

5월말 정선을 거쳐 봉화로 내려갈 때 백천계곡 입구에서 ‘천연기념물 열목어(熱目魚) 서식지’란 팻말을 보았다.

유홍준 교수의 문화답사기에 소개된 정선의 ‘정암사 열목어서식지’가 천연기념물인 것은 알았지만 황지에서 석포 가다가 만나는 백천계곡이 또 다른 열목어 서식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줄은 몰랐다.

▲ 강원 양구군 방산면 수입천에서 산란기를 맞은 열목어 한 마리가 거센 물줄기를 거슬러 튀어 오르고 있다.(사진=양구군청 제공)

내린천이나 설악산 미산계곡물에서도 열목어를 못 잡게 해서 다들 열목어가 천연기념물로 알고 있으나 한강, 낙동강 상류에서는 송어의 육봉종(陸封種)인 산천어만치 흔하게 볼 수 있다.

열목어도 천연기념물은 아니다. 연어, 송어과의 일종이어서 영어로 ‘MANCHURIAN TROUT’(만주송어)인 열목어는 상류 찬물에 살지만 눈알이 빨개 열목어란 이름을 얻었다.

한강 상류, 낙동강 상류가 가장 남쪽의 서식지다. 우리나라 찬물에 사는 고기로는 가재 외에 버들치 버들개 열목어 산천어 등이 있지만 보호어종이지 천연기념물은 아니다. 천연기념 민물고기는 거의 없어진 무태장어, 미호종개, 꼬치동자개 3종과 지금은 흔해진 황쏘가리와 어름치등 5종 뿐이다.

같은 냉수 어종인 황쏘가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도 재미있다. 백호, 백사나 아프리카 흑인 중 하얀 피부를 가진 것처럼 백화현상(albino)에 의한 것이어서 황쏘가리 유전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고 한다.

한강의 황쏘가리만 1967년 7월 천연기념물 제190호로 지정됐고 임진강 금강 낙동강 등에 있는 것은 천연기념물이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인공부화에 성공해 한강 상류에 방류하기 때문에 이제는 천연기념물지정을 해제해야 한다. 이미 1990년대 중반에 춘천 소양강 아래 대형 양어장에서 냉수 어종인 곤들메기와 황쏘가리 송어를 양식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흔했던 송사리가 한강수계에서 거의 사라진 이유는 잘 모르겠다. 생물학자들은 달라진 환경에서 변하고 있는 천연기념물을 재지정해야 한다.

환경단체들의 감시로 중금속 오염은 많이 적어졌다. 오히려 온난화와 강원도(한강) 경북 북부(낙동강) 충북 북부와 전북산지(금강) 등지의 고랭지 농업으로 인한 농약, 비료 오염이 송사리 종개 쉬리가 적어진 위험 요인이 되고 있는 것 같다.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입니다. [이코노뉴스]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kumbokju03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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